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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말서·경위서·사유서 — 뭐가 다르고, 뭘 쓰라는 걸까

실수나 사고가 있고 나면 상사에게 이런 말을 듣습니다. “경위서 하나 써 와.” 그런데 책상에 앉으면 첫 줄부터 막힙니다. 이게 시말서인지 경위서인지 사유서인지, 잘못했다고 써야 하는 건지 사실만 쓰면 되는 건지. 세 문서는 이름만 비슷할 뿐 성격이 다르고, 그 차이를 모른 채 쓰면 필요 이상으로 불리한 문서를 스스로 만들게 됩니다.

한 줄씩 정리하면

문서본질핵심 내용태도
경위서사실 보고서무슨 일이 언제 어떻게 일어났나 (육하원칙)객관적·건조하게
사유서사정 설명서왜 그렇게 되었나 + 근거(증빙)담백하게 소명
시말서반성 + 다짐경위 + 잘못 인정 + 재발 방지 약속진정성 있게, 그러나 신중히

기억할 축은 하나입니다 — ‘잘못을 인정하는 문서인가’. 경위서와 사유서는 아닙니다(사실과 사정). 시말서만 그렇습니다. 그래서 회사가 어떤 문서를 요구했는지가 곧 ‘어디까지 쓸 것인가’의 기준이 됩니다.

경위서 — 시간 순서가 전부다

경위서의 힘은 정확한 시간 순서에서 나옵니다. ‘14:20 작업 시작 → 14:35 접촉 발생 → 14:40 보고’처럼 시각을 박아 사실을 나열하면, 읽는 쪽은 상황을 재구성할 수 있고 문서의 신뢰도가 올라갑니다. 반대로 감정 표현(“정말 죄송하게도…”)과 추측(“아마 ~였던 것 같습니다”)이 섞이면 보고서로서의 가치가 떨어집니다. 직접 확인하지 못한 내용은 “동료 ○○에 따르면”처럼 출처를 밝혀 사실과 전언을 구분하세요.

하나 더 — 경위서는 이후 징계나 배상 판단의 근거 자료가 될 수 있는 문서입니다. 일어난 일은 정확히 쓰되, 확인되지 않은 책임까지 과장해 인정하는 문장(“전적으로 제 잘못으로…”)은 경위서 단계에서는 넣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건 사실이 아니라 평가이고, 평가는 절차가 가려줄 몫입니다.

사유서 — 반성문이 아니라 설명문

지각·결근·기한 미이행처럼 결과는 분명한데 사정이 있는 경우에 쓰는 것이 사유서입니다. 포인트는 근거입니다. “지하철이 지연되어 늦었습니다”보다 “2호선 신호 장애로 25분 정차, 도착 즉시 팀장에게 유선 보고(지하철 지연증명서 첨부 가능)”가 소명입니다. 서울교통공사·코레일 등은 지연증명서를 발급해 주므로, 증빙이 존재하는 사유라면 한 줄 언급만으로 문서의 무게가 달라집니다. 과도한 사과는 필요 없습니다 — 사과와 다짐이 필요한 사안이라면 회사는 사유서가 아니라 시말서를 요구했을 것입니다.

시말서 — 쓰기 전에 두 가지를 확인하라

시말서는 잘못의 인정과 다짐이 들어가는 만큼, 쓰기 전에 확인할 것이 있습니다.

참고로 법원은, 단순한 경위 보고를 넘어 잘못의 시인과 사죄까지 강제하는 시말서 명령은 근로자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시말서 요구 자체가 늘 부당하다는 뜻은 아니지만, ‘반성의 내용’까지 회사가 받아쓰게 할 수는 없다는 의미입니다. 요구가 부당하게 느껴지면 고용노동부 상담전화(1350)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판단하세요.

쓰기로 했다면 요령은 반대로 단순합니다. 경위는 짧고 사실대로, 반성은 본인의 언어로, 다짐은 행동으로. “앞으로 조심하겠습니다”가 아니라 “발주 입력 후 더블체크를 거치겠습니다”처럼 구체적인 행동 하나가 예문을 베낀 열 문장보다 낫습니다.

공통 수칙 세 가지

서식이 필요하다면

세 문서 모두 관례 서식(인적사항·사건 정보 표 + 본문 섹션)으로 브라우저에서 바로 만들 수 있습니다. 입력 내용은 서버로 전송되지 않습니다.

이 글은 한국 기업의 일반적 실무 관례와 공개된 법원 판단의 취지를 바탕으로 작성한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징계·해고 등 개별 사안의 판단이 필요하면 고용노동부(1350)·노무사·변호사와 상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