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F 용량이 큰 진짜 이유와, 화질 안 깨고 줄이는 원리
한 장짜리 PDF가 15MB라 첨부가 막히는 일이 있는가 하면, 수십 페이지짜리 보고서가 300KB로 가뿐한 경우도 있습니다. 페이지 수만 보면 거꾸로인데 왜 이럴까요. 답을 알면 어떤 PDF는 잘 줄고 어떤 PDF는 아무리 압축해도 안 줄어드는지가 보입니다.
PDF 안에는 두 종류의 페이지가 있습니다
용량을 좌우하는 건 페이지 수가 아니라 페이지가 무엇으로 만들어졌는가입니다.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 글자·도형으로 그려진 페이지 — 워드나 한글에서 ‘PDF로 저장’한 문서가 여기 속합니다. 글자는 “이 위치에 이 폰트로 이 글자”라는 명령으로 저장돼 매우 가볍습니다. 폰트 자체가 파일에 포함(임베드)되긴 하지만, 100페이지든 1,000페이지든 폰트는 한 벌만 들어가므로 분량이 늘어도 용량은 천천히 증가합니다.
- 사진 한 장이 통째로 들어간 페이지 — 휴대폰·스캐너로 찍은 서류가 여기 속합니다. 이때 ‘페이지’는 사실 고해상도 사진 한 장입니다. 글자처럼 보여도 컴퓨터에게는 그냥 픽셀 덩어리라, 한 장만으로도 수 MB를 차지합니다.
그래서 스캔본은 거의 항상 무겁고, 워드에서 만든 PDF는 거의 항상 가볍습니다. 같은 한 페이지라도 안에 든 것이 ‘명령’이냐 ‘사진’이냐가 수십 배 차이를 만듭니다.
압축은 결국 ‘사진을 줄이는’ 작업입니다
그러니 PDF 압축의 핵심은 그 안에 든 이미지를 손보는 것입니다. 두 가지 방식이 쓰입니다.
- 해상도 낮추기(다운샘플링) — 1인치를 600개 점으로 표현하던 이미지를 150개 점으로 줄이는 식입니다. 점의 개수가 줄면 데이터가 줄고, 용량도 줄어듭니다.
- 다시 압축하기(재인코딩) — 사진을 JPEG 방식으로 더 강하게 눌러 담습니다. 사람 눈이 잘 구분 못 하는 미세한 색 차이를 버리는 ‘손실 압축’이라, 누를수록 가벼워지지만 그만큼 디테일이 사라집니다.
두 방식 모두 원본의 일부를 버려서 용량을 얻는 거래입니다. 그래서 “화질 손상 0으로 용량만 반토막”은 스캔본에서는 원리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관건은 ‘얼마나 버려도 목적에 충분한가’를 가늠하는 것입니다.
용도별 해상도 기준
해상도는 DPI(1인치당 점 개수)로 말합니다. 무작정 높이는 게 좋은 게 아니라, 쓸 곳에 맞추면 됩니다.
- 화면으로만 읽을 문서 — 100~150DPI면 글자가 또렷합니다. 이메일·웹 업로드용으로 충분합니다.
- 집·사무실에서 인쇄할 문서 — 200~300DPI를 권합니다. 이보다 높여도 일반 프린터로는 차이를 느끼기 어렵습니다.
- 인쇄소 고품질 출력 — 300DPI가 사실상 표준입니다. 그 이상은 파일만 무거워질 뿐 대개 의미가 없습니다.
많은 사람이 ‘혹시 몰라서’ 600DPI로 스캔해두는데, 화면 열람이 목적이라면 그 절반 이하로 줄여도 육안으로는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첨부가 막힐 때 가장 먼저 의심할 지점입니다.
아무리 눌러도 안 줄어드는 경우
- 이미 글자로 된 PDF — 워드·한글에서 저장한 문서는 처음부터 가볍습니다. 짜낼 이미지가 없으니 압축 효과도 거의 없습니다. 이건 정상입니다.
- 한 번 압축한 PDF를 또 압축 — 버릴 만큼 버린 파일이라 추가 압축의 효과가 미미하고, 무리하게 더 누르면 글자만 뭉개집니다.
- 용량의 원인이 폰트일 때 — 드물게 여러 폰트가 통째로 임베드돼 무거운 경우가 있는데, 이건 이미지 압축으로는 줄지 않습니다.
정리
PDF 용량은 페이지 수가 아니라 그 안에 든 이미지의 해상도가 결정합니다. 압축은 그 이미지를 줄이거나 다시 누르는 작업이고, 늘 약간의 화질과 용량을 맞바꿉니다. 쓸 곳의 해상도 기준만 알고 있으면, 과하게 무거운 파일을 필요한 만큼만 가볍게 만들 수 있습니다. PDF 압축 도구는 이 과정을 파일을 서버로 보내지 않고 브라우저 안에서 처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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